Nohmad89

프로 여행자라고 할 수는 없지만 한 곳에 오래 머물면서 언어와 문화도 같이 배워가는 깊이있는 여행을 추구하는 어느 아마추어 여행자의 이야기

엄마랑 아들의 모자여행/말레이시아

엄마랑 같이 가기 좋은 코타키나발루 :: 평생 기억에 남을 나나문 반딧불 투어

Nohmad89 2019. 5. 3.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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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랑 해외여행 part2.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4일 차.

코타키나발루 마지막 날. 오전 내내 리조트 수영장에서 수영하고 저녁에는 반딧불을 보러 가기로 했다.

코타키나발루 마지막날 일정.

전날과 비슷한 일정이다. 늦은 오후까지 리조트에서 세상 누릴 여유를 다 누리며 느긋하게 쉬다가 저녁에는 환상적인 야경을 볼 수 있는 반딧불 투어에 참가하기로 했다. 엄마와 함께 조식을 먹고 나서 한동안 해먹에 누워 코타키나발루의 바다를 감상했다. 해먹에 누워 있으면 세상 행복하다. 예전에 호주에 살 때는 뒷마당에 해먹이 있었는데 누워있으면 1~2시간은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간다. 엄마도 그 행복감을 알려나.

 

나중에 해먹 있는 집에서 살고싶다.

아침에 흐렸던 날씨가 시간이 지나니 거짓말처럼 다시 개었다. 쌀쌀한 기운이 줄어들고 조금씩 더워지니 수영장에 들어가고 싶어 졌다. 전날엔 엄마는 썬베드에서 쉬고 난 종일 수영만 했기에 오늘은 엄마의 전속 사진사가 되었다. 

 

엄마는 수영장 물도 무섭다더니 나중엔 편히 즐겼다.
세상 다 가진것 마냥 한가롭게 몇시간동안 수영을 즐겼다.
수영장 한 가운에 스낵바가 있어 수영을 하다가도 잠시 들려 쉴 수 있는게 정말 좋았다.

늦은 오후까지 리조트에서 푹 쉬고 나서 반딧불을 보기 위해 리조트를 나섰다. 엄마랑 가는 여행에서 코타키나발루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가 이 반딧불 투어다. 다들 알다시피 반딧불은 깨끗한 환경이 아닌 지역에서는 나오지 않는다. 예전에 세부에서 반딧불 투어를 갔다 오고 난 다음에 어두운 강가에서 환히 반짝이는 반딧불을 본 게 너무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아있었다. 그래서 어릴 때 반딧불을 많이 봤다는 엄마에게 어릴 때의 기억을 다시 찾아주기 위해 나나문 반딧불 투어를 신청했다.

 

맹글로브 숲.

반딧불 투어에는 맹그로브 숲을 지나며 긴 코 원숭이를 볼 수 있는 투어도 있었다. 일본의 요괴 텐구 같이 생긴 녀석인데 워낙 희귀한 녀석인 건지 이 녀석을 보러 가는 투어가 있다는 게 흥미로웠다. 그런데 워낙 희귀해서 그런지 우리가 배를 타고 한 시간 정도 맹그로브 숲을 돌았는데도 아주 멀리서 움직이는 실루엣만 잠깐 볼 수 있었다.

 

저녁을 먹으러 간 곳에서는 환상적인 오션뷰를 볼 수 있었다. 해가 저물어가는 오션뷰를 보며 엄마와 사진을 찍고 있는데 가이드가 다가와서 같이 사진을 찍자고 물었다. 전날 호핑투어를 진행했던 가이드를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된 터라 이미 다른 사람들보다는 훨씬 친해져 있었다. 엄마한테도 전날부터 '언니 언니'하며 싹싹하게 굴었었기에 엄마는 마치 외국인 친구가 하나 생긴 것 같다며 좋아하셨다.

 

코타키나발루의 노을은 정말 최고.

코타키나발루의 노을은 매일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지겹지가 않다. 구름이 많아도, 적어도, 항상 색다른 모습의 노을을 보여주는 것 같다. 막상 이 곳에서 평생 살게 되면 나중에는 이 노을을 보면서 아무런 기분도 들지 않을까? 

 

아마 주인이 있는 소들이겠지?
소 한마리가 노을과 어울려 상당히 뭔가 있어보이는 사진이 되었다.

날이 완전히 어두워지고 시작된 반딧불 투어는 완전히 환상적이었다. 초록색의 작은 불빛들이 나무 하나를 전부 뒤덮어 크리스마스트리처럼 보이는 모습들이 정말 장관이었다. 몇십 년 전에는 이런 광경을 자주 봤다고 하는데 환경오염으로 인해 이렇게 투어만 봐야 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엄마도 어릴 때 보던 반딧불이라 이미 다 까먹었는데 이렇게 몇십 년 만에 다시 보게 되어 너무 좋았다고 하셨다. 예쁜 광경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반딧불을 모르는 세대보다는 부모님들처럼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분들에게 더욱 의미 있는 투어지 않을까 싶다.

 

코타키나발루에서 즐기는 마지막 만찬.

확실히 휴양지라서 그런지 코타키나발루는 부모님과 같이 오기 정말 좋은 여행지인 것 같다. 그다지 크지 않은 도시라 이동하기에 불편함도 전혀 없고,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리조트에 머무르는지라 시내에 사람이 엄청 붐비지도 않는다. 또 호핑투어나 씨워킹, 체험다이빙, 각종 수상레포츠를 즐길 수 있으며 매일 밤 코타키나발루의 어디서든 환상적인 노을을 감상할 수 있다. 물론 친구들이나 연인과 와도 좋을 관광지이긴 하지만 다른 장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모님과 같이 와서 즐길 만한 포인트가 많다. 부모님과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말레이시아의 환상적인 석양의 나라, 코타키나발루를 고민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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