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hmad89

프로 여행자라고 할 수는 없지만 한 곳에 오래 머물면서 언어와 문화도 같이 배워가는 깊이있는 여행을 추구하는 어느 아마추어 여행자의 이야기

대만/대만 여행지

대만 가볼만한곳 :: 타이중 동해대학 :: 동하이따쉐 :: 東海大學

Nohmad89 2020. 1. 1.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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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대학 탐방

다른 나라를 여행하다 보면 가끔 이 나라의 대학교는 어떻게 생겼을까? 대학생들은 어떻게 학교를 다니고 있을까? 궁금할 때가 있다. 물론 단기간의 여행이라면 유명한 관광지를 체크하고 둘러보느라 바쁘겠지만 열흘 가까이 되는 중장기간 여행을 할 때엔 가끔 이런 현지인의 생활을 눈으로 볼 수 있는 곳들이 끌리곤 한다. 그런 마음으로 시간적 여유가 있던 치앙마이에서는 치앙마이 대학교를, 시드니에서는 시드니 대학교를 구경했었고 당연히 수업에 참관하거나 할 수는 없었지만 현지 대학생들과 같이 캠퍼스를 거니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기분이 좋은 특별한 여행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었다.

뭐 사람 사는 데가 다 비슷비슷한 데다 대학교라고 해서 뭔가 대단한 무언가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여행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에 나는 이런 스타일의 여행이 좋다.

 

타이베이에서 내려와 타이중을 여행하던 때, 여행 일정을 타이트하게 잡아놓은 것도 아니었고 아는 친구의 집에 잠시 동안 눌러앉아 있었기에 유명하지 않은 장소도 하나하나 둘러볼 만큼 시간적 여유가 많이 있었다. 마침 친구도 타이중에서 갈만한 장소 중에 최근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는 대학교가 있다고 한번 가보라며 추천을 해줬다. 구글링을 해보니 캠퍼스 내에 건축양식이 특이해 유명한 교회가 있어 사람들이 사진을 찍으러 몰린다고 한다. 얼마나 예쁘고 특이한 교회이길래 대학교 내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이 교회를 보기 위해 오는지 궁금했다. 바로 교통을 검색하고 카메라 충전을 마치고 발걸음을 옮겼다.

 

동해대학 루체교회.

동하이따쉐

동해대학교는 대만 최초의 사립대학이자 대만에서 두 번째로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대학교이며 타이중 시내의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시내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는 해도 교통이 나쁘지는 않은 편. 타이중역에서부터 갈아탈 필요 없이 한번에 가는 버스가 몇 대나 있기 때문에 힘들이지 않고 편안히 이동할 수 있었다. 버스 창문 너머로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면서 대학교를 간다고 생각하니 한국에서 대학교에 등교하던 때가 갑자기 떠올라 기분이 좋아졌다.

 

타이중역에서부터 버스를 타고 한 시간 가량 걸려 도착한 동해대학은 한국의 여느 대학교의 느낌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화려하지 않은 평범한 정문 입구부터 초록빛의 나무와 잔디가 깔려있는 일반적인 이미지의 대학 캠퍼스. 하지만 딱 보기에도 대학생이 아니라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훨씬 많아 보이는 점이 내가 잘 찾아온 게 맞네 하고 실감케 한다. 동해대학의 캠퍼스는 꽤나 넓은 편이지만 굳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귀찮게 지도를 다시 꺼내 찾아볼 필요가 없다. 카메라를 든 사람들만 따라가다 보면 알아서 목적지에 도착하기 때문이다.

 

동해대학의 넓은 캠퍼스.
학교 건물이 근대식 양식이라 분위기가 참 특이하다.

루체 교회

정문을 지나 5분 정도 나무와 꽃이 가득한 길을 걸으니 탁 트인 잔디광장이 나왔고 홀로 서있는 반짝이는 한 건물을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내가 동해대학에 갔던 날은 햇살이 강하기는 했지만 구름이 적당히 껴있던 날이었고, 파랗고 하얀 하늘과 초록빛 잔디와 그 사이에 있는 황금빛의 건물의 색이 너무나도 예쁘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듯한 이 예쁜 건물의 이름은 루체 교회.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10위 안에 랭크되어 있는 건물이라고 어디선가 들었다. 하지만 그런 선정 출처와 기준은 누가 언제 어디서 정하느냐에 따라 항상 달라지니 믿거나 말거나! 하지만 루체 교회를 직접 보고 나면 ‘그런 순위권에 들 수 있을 법하다’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기도하는 손 모양의 건물.
지붕에 있는 십자가가 교회임을 나타낸다.

이 이국적인 분위기의 멋진 교회는 넓은 잔디광장에 홀로 떡 하니 서있기 때문에 해가 어느 방향에 있더라도 역광으로 인해 시커먼 사진이 나올 걱정을 하지 않고 어떤 각도에서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그 말은 덕분에 루체 교회를 중심으로 모든 방향으로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고, 그만큼 사람이 안 나오는 깨끗한 사진을 찍기는 어렵다는 말.

그래도 학생들과 관광객이 몰려있는 덕에 다른 사람들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기는 정말 쉽다. 현지 대학생들에게 친근하게 인사를 하며 말을 걸어보자. 최근 대만에서는 K-pop의 유명세와 더불어 한국의 인기가 상승하는 추세이고 젊은 사람들 중에는 간단한 한국어 인사 정도는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운이 좋게 한국을 좋아하는 대만 대학생과 이야기 꽃을 피워볼 수 있을지도.

 

어느 각도에서 봐도 신기하게 생겼다.

동해대학을 방문한 다른 사람들의 블로그를 보면 대학생의 기분을 내고 싶어 학생식당에서 학식을 먹고 오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난 왜 그런 생각은 안 해봤지? 최근 한국에 많이 생겨난 대만식 샌드위치 가게인 홍루이젠의 본점도 근처에 있다고 하니 동해대학교 내부 구경을 마치고 천천히 근처 대학로 구경도 하면서 대만 대학생의 기분을 느껴보는 것도 타이중을 느끼는 새로운 방법일 것이다.

 

Tunghai University

No. 1727, Section 4, Taiwan Boulevard, Xitun District, Taichung City, 대만 407

東海大學

407台中市西屯區台灣大道四段1727號

https://www.thu.edu.tw/

 

 

정말 솔직한 주관적 여행 추천 점수

매력 (환한 햇살에 반짝이는 금빛으로 반짝이는 특이한 모양의 교회 건물이 예쁘다)

교통 (버스로 한 시간 정도 소요되긴 하지만 갈아탈 필요가 없으므로 편리하다)

가격 (입장료가 없다)

 

총점

타이중 역에서 한 시간이나 걸리는 먼 거리임을 감안하면 교회 건물 하나만 보고 돌아오기에는 다소 아쉬울지도 모르는 곳. 주변에 겸사겸사 가볼 만한 곳이 마땅히 없다. 타이중에 가게 되면 꼭 들르라고 과감히 추천하기는 솔직히 말해서 힘들다. 하지만 타이중에서의 일정이 널널하고 대만의 교외 대학 캠퍼스와 대학로의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다면 한 번쯤은 가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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