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hmad89

프로 여행자라고 할 수는 없지만 한 곳에 오래 머물면서 언어와 문화도 같이 배워가는 깊이있는 여행을 추구하는 어느 아마추어 여행자의 이야기

호주 26

호주 사막 여행 :: 흰 모래가 아름다운 란셀린 사막 :: 꽃보다 청춘 위너도 갔다온 피너클스

TV에서만 보던 사막 여행. 당연한 말이겠지만 한국에는 사막이 없다. 그렇기에 외국에 나가서 사막을 탐험하지 않는 한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라면 사막은 TV나 책에서만 보던 장소일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그렇기에 여행을 떠나기 며칠 전부터 '사막'이라는 매력적인 단어는 계속 내 가슴을 두근두근하게 만들었다. 모래가 많은 곳이라고는 부산 해운대밖에 본 적 없던 나에게 사방이 모래로 이루어져 있는 끝없는 자연 속의 세상은 한 번쯤 꼭 가보고 싶은 꿈의 장소였다. 퍼스에서 대략 130km 정도 떨어져 있는 란셀린 사막에 2시간가량을 운전한 끝에 도착했다. 란셀린에 오는 길목에서부터 하늘이 조금씩 흐려진다 싶더니 기어코 검은 비구름이 모습을 드러냈다. 날씨가 흐려서 그런지 평소 관광객들이 있어야 할 사막엔 ..

해외에서 어학원 안다니고 외국인 친구 사귀기 ② :: 일하는 곳에서 만난 사람들

일하면서 외국인 친구 사귀기 호주에서 지내는 동안 나는 운 좋게도 전부 오지잡(호주인 사장이 세금 내고 운영하는 사업장)을 구할 수 있었다. 영어를 못하던 초창기에도 건너 건너 소개로 오지잡을 구했으니 얼마나 운이 좋았던 건지. 캐쉬잡(주로 한인 사장)과는 확실히 다른 여건에서 돈을 벌었으니 지금 생각해보면 참 다행히 아니었나 싶다. 보험 가입에 연금까지 내주고 시간당 20불이 넘어가는 시급도 캐쉬잡과 비교하면 너무 좋았지만 외국인 워커들과 함께 일하며 영어를 사용할 수 있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호주에서 워홀러가 할 수 있는 일은 대부분 다 도전했던 것 같다. 공장에서도 일했고, 바나나 농장, 호텔, 레스토랑, 스타디움, 한국어 튜터 등등 많은 일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주로 외국인)들을 만났다...

해외에서 어학원 안다니고 외국인 친구 사귀기 ① :: 프리스쿨 & 언어교환

외국인 친구 사귀기는 어떻게 할까? 해외에서 외국인 친구들을 만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당연히 어학원에 가는 방법이다. 비슷한 수준의 영어를 쓰는 외국인들이 모여있는 곳이고,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교실에서 수업을 들으며 수업이 끝난 후에는 다 같이 저녁을 먹으러 가거나 펍을 가며 놀면서 친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학원은 가격도 비싼 편이라 부담이 상당히 큰 편이고 운이 좋지 않다면 같은 레벨 교실에 전부 한국인만 모여 있는 난처한 상황이 닥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프리스쿨은 말 그대로 무료로 운영하는 영어 교실이기 때문에 부담도 없으며 매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호주의 경우 각 주의 주도(앨리스 스프링스를 제외한 퍼스, 브리즈번, 시드니, 멜버른, 호바트, 애들레이드)에..

사막 한가운데서 치는 선사시대의 파도 :: 웨이브록(wave rock) :: 서호주 여행

호주에 와서 처음으로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했던 사막 로드트립. 프리스쿨에 영어를 배우러 나간 지 3주 정도 되던 때, 매일 얼굴을 보던 친구들이 차를 렌트해서 멀리까지 한번 다녀와 보자는 제안을 했다. 항상 놀러 가는 서쪽 해안 지역 외에 서호주의 북쪽이나 동쪽은 기차로 가려고 해도 철길이 없는 지역도 많은 데다 배차 간격도 너무 길고 다시 돌아오려면 1박 이상은 각오해야 했기 때문에 도저히 가 볼 엄두를 내지 못했었다. 마침 이런 좋은 기회가 왔기에 퍼스에서 동쪽으로 5시간 정도 떨어진 웨이브록을 가 보기로 했다. 호주에 와서 첫 로드트립. 로드트립이라는 단어 자체에 엄청난 힘이 있는 건지 수학여행 가기 전날의 아이처럼 난 잠을 설쳤다. 그런 기대를 한 번에 무너뜨리듯 아침에 일어나 보니 창 밖은 어..

당근시러? 그럼 캐럿먹자! :: 호주에서 건강 챙기며 야채먹기

당근은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 중에 하나다. 왠지 모르게 향이 그냥 싫다. 반면에 오이는 정말 좋아하는데 오이에서 비린 향이 난다고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는 걸 보면 그냥 유전자의 영향이 있나 보다. 아무튼 한국에서는 당근이 들어간 음식까지 꺼리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당근을 굳이 찾아 먹지는 않았다. '어후 계피는 매워서 안먹어요. 그런데 시나몬은 향이 너무 좋지 않아요?'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는데 아마 나 같은 사람을 두고 하는 말 같다. 이상하게도 분명 나는 당근을 싫어했는데 호주에 온 이후로 마트에서 본 당근이 왜 그렇게 맛있게 보이던지. 깨끗하게 씻겨 1kg씩 가지런하게 포장되어 있는 당근을 보고 있자니 이걸 안 먹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아무래도 혼자 사는 자취생이다보니 영양소를..

호주는 한여름의 크리스마스 :: 바닷가에서 바베큐(BBQ) 파티

한국은 지구의 북반구에 위치한 나라라 크리스마스가 있는 12월은 추운 겨울이다. 그래서 한국사람들은 크리스마스를 상상하면 눈, 흰색, 겨울 등의 추운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호주는 한국과는 반대인 남반구에 위치한 나라기 때문에 우리나라와 계절이 정 반대이다. 그렇기에 호주의 크리스마스는 같은 12월이지만 추운 겨울이 아니라 더운 여름이라는 거. 한 여름의 크리스마스를 상상조차 한 적 있었을까. 호주에서 맞은 첫 크리스마스는 생소하지만 즐거운 추억으로 내 머릿속 한편에 남아있다. 크리스마스에 딱히 특별한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었다. 그래서 같이 살던 이탈리아 친구가 자기 친구들과 같이 바닷가에 가서 바베큐파티를 하자고 했을 때 바로 알겠다고 대답했다. 7명이나 되는 무리가 전부 남자라 조금 슬프긴 ..

호주 영화관에서 영화보기 :: Hoyts :: 인터스텔라 감상

한창 영어공부를 하며 조금씩 영어가 익숙해진다고 생각하던 순간, 내 자신감은 하늘을 찌를 듯했고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내친김에 호주에서도 문화생활을 한번 즐겨봐야지 하는 마음이 들었고, 마침 한국에서 인터스텔라라는 영화가 인기를 끌고 있어서 나도 여기서 보고 뒤처지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근처에 영화관이 있나 찾아보려는데 이게 웬걸? 퍼스 시티에는 영화관이 없다. 호주 자체가 DVD를 빌려보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 건지 그래도 나름 서호주에서 가장 큰 도시인 퍼스에 영화관이 없다는 게 상당히 의아했다. 그래도 이왕 마음먹은 김에 쇠뿔을 뽑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집에서 버스로 40분이나 떨어진 영화관에서 상영 정보를 찾았다. 구글링을 해보고 나서야 HOYTS가 영화관이라는 걸 처음 알았다. 퍼스..

진정한 아웃백 스테이크라면 낙타고기!! 에뮤고기!! 악어고기!! :: 퍼스 Outback jacks

한국에서 한때 아웃백 스테이크라는 패밀리 레스토랑이 엄청 대세가 되고나서부터 아웃백(outback)이라는 단어가 호주의 광활한 대자연 또는 척박한 야생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음에도 언제부턴가 분위기 있는 장소에서 먹는 스테이크라는 이미지를 떠올리게 되었다. 퍼스 노스브릿지에 꽤 먹을만한 아웃백 스테이크 하우스가 있다고 들었을 때도 여기도 얼추 비슷한 느낌이겠거니 했다. 하지만 현지에 와서 먹어보는 아웃백 스테이크는 또 어떤 느낌인지 궁금함을 참을 수가 없어 친구들과 도전해보기로 했다. 메뉴판을 펼치자마자 느껴지는 야생의 향기. 스테이크 하면 소고기 밖에 몰랐던 나에게는 완전히 신세계였다. 소, 멧돼지, 버팔로, 낙타, 에뮤, 악어, 캥거루가 스테이크 메뉴로 올라와있다. 캥거루 고기는 평소에도 마트에서 종..

인도양과 맞닿은 서호주의 아름다운 항구도시 :: 프리맨틀

분명 휴양지는 아닌데도 휴양지 같은 느낌이 나는 장소들이 있다. 커다란 수영장과 루프 바가 있는 유명한 5성급 호텔이 있는 것도 아니고, 현대 문물과 완전히 동떨어져 있어 도시의 답답함이 완전히 사라진 곳도 아니다. 그럼에도 도심지인 퍼스에 인접한 항구도시인 프리맨틀은 바쁜 현대사회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을 차분하게 달래주는 휴양지 같은 도시다. 서호주에 여행을 올 일이 있다면 프리맨틀은 반드시 한번 와봐야 할 명소라고 단언할 수 있다. 스완 강을 따라 쭉 따라 내려오다 보면 인도양과 접하게 되는 지역에 자리 잡고 있는 프리맨틀은 퍼스에서 기차, 버스, 페리를 타고 올 수 있는 비교적 가까운 지역이다. 기차를 탈 경우 30분 정도, 버스는 40~50분 정도, 페리는 1시간이 소요된다. 정말 멀지 않은 거리..

호주는 물가가 비싸다던데 피자는 어떨까 :: 도미노피자 & 피자헛

피자는 정말 옳다. 치킨만큼 옳다. 안타깝게도 한국에서 도미노피자와 피자헛은 가격 프리미엄이 있어 조금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한 끼를 먹으려고 해도 기본적으로 2만 원 이상은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피자를 먹을 땐 피자의 대명사로 알려진 유명 브랜드보다는 주로 가격이 저렴한 소규모 브랜드를 주로 애용하는 편이다. 그래서 호주에 와서도 이 브랜드들이 눈에 쉽게 들어오긴 했지만 상대적으로 비싼 외식물가를 생각해서 주로 마트에서 파는 냉동 피자를 사 먹었다. 그런데 일을 끝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어느 날, 나는 봄 꽃을 향해 홀린듯이 날아가는 한 마리의 나비처럼 환상적인 피자 냄새에 이끌려 어느새 피자헛 앞으로 날아오고 말았다. 순간 이미 피자 냄새의 노예가 된 나는 오늘은 꼭 이 피자를 먹어야겠다고 굳게 결..

호주여행을 더욱 즐기는 방법 :: 퍼스 교통카드 스마트라이더 :: 무료 캣버스

서호주 퍼스에 여행을 와서 대부분의 시간을 시티에서 보내고 관광지를 가더라도 투어를 이용해서 가는 여행객이라면 굳이 교통카드를 구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퍼스 시티 내의 전철, 버스는 모두 무료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카드를 발급받는데 카드비를 10$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교통시설을 이용할 계획이 적다면 어느 쪽이 손해가 아닌지 따져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적어도 반년에서 길면 1년까지 퍼스에서 지낼 계획이었고, 근교 바다도 심심치 않게 다녔기 때문에 교통카드가 꼭 필요했다. 게다가 카드를 발급하고 은행 계좌에 자동이체를 걸어두면 무려 교통비가 25%까지 할인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 영어로 어떻게 카드를 발급받아야 하나 라는 걱정보다 일단 돈을 아끼는 게 급선무였기..

런던코트 :: 퍼스에 유럽풍의 쇼핑거리가 있다고?

SNS에서 엄청나게 맛있는 집이라고 알려져 있는 식당에 힘들게 찾아갔는데 막상 먹어보니 어디서든 먹을 수 있는 평범한 맛이었다던가, 화려한 모델 핏 사진에 마음이 홀려 인터넷 쇼핑으로 비싼 옷을 구입했는데 착용 사진과 너무 달라 실망한 기억이 누구나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나는 음식이나 옷보다는 여행에 기대를 많이 하는 편이다. 그래서 나에게는 안타깝게도 런던코트가 저런 기억 중 하나로 머릿속에 자리하고 있다. 이른 시간에 게스트 하우스 체크인을 마치고 주변 지리를 탐색할 겸 시티 중심을 둘러보러 나왔다. 분명 백화점이 있는 상점가를 지나고 있었는데 거리 한 곳에 중세시대의 외관을 지닌 장소가 갑자기 튀어나와 눈에 확 들어왔다. 미리 퍼스에 대해 조사해봤던 기억으로 미루어 짐작해보니 이곳이 퍼스 시티 투..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