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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의 부엌 니시키 시장 :: 교토의 400년 역사를 지닌 재래시장 :: 교토 가볼만한 곳

일본/일본여행

by 떠돌이 Nohmad J 2019. 5. 2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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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시키 시장[錦市場]

어린 시절을 성남에서 보내면서 엄마 손을 붙들고 전국적으로도 꽤 유명한 성남 모란장에 자주 가곤 했다. 어린시절의 기억이긴 하지만 워낙 자주 가봤던 곳이기에 어린 시절의 여느 다른 기억보다 5일장의 기억은 꽤 생생한 편이고 지금도 재래시장에 가면 신기하거나 생소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어린 시절의 기억에서도 재래시장은 딱히 청결한 이미지는 아니었던것 같다. 음식들이 길거리에 아무렇게나 진열되어 있고 길바닥은 쓰레기가 돌아다니며 깨끗하다고 생각해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나이를 조금씩 먹어가면서부터는 재래시장은 왠지 꺼리게 되었다.

 

하지만 해외 여행을 시작하면서부터는 재래시장 만큼 그 나라의 전통적인 먹거리나 시민들의 삶을 여실히 보여주는 곳은 없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다른 여행작가들의 에세이를 봐도 그 나라에 대해 정말 더 자세히 알고싶으면 시장에 가보라고 하는 이야기가 많은건 단지 우연이 아니다. 지금의 나는 어느 도시에서나 볼 수 있는 프랜차이즈나 고급화된 레스토랑이 아닌, 정말 그 나라의 사람들의 지역적 식생활이나 문화를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멋진 관광지가 바로 재래시장이라고 생각한다. 호주에서 살때는 매주 재래시장에서 장을 봤고, 대만에서 살때는 아예 재래시장 앞에 집을 구했었다. 그렇게 여행하는 나라마다 재래시장을 꼭 찾아보는 버릇이 생겼다. 그러던 중 일본 교토에서 여태까지 가봤던 재래시장 중 가장 완벽한 재래시장을 만나게 되었다. 일본 시장이니 만큼 일본 느낌을 가득 풍기는 특유의 분위기가 있고 무척이나 청결하며 볼거리가 많은 곳, 바로 니시키 시장이다.

 

니시키 시장.

교토의 부엌

기온 거리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400m 정도 되는 골목길에 140여개의 점포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니시키 시장은 교토의 부엌이라고도 불리는 교토에서 가장 오래된 재래시장이다. 교토시의 홈페이지에서 공식적으로는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운영한다고 하지만 재래시장의 자유로운 분위기만큼 상점별로 제각각 운영시간은 차이가 있다. 가장 시장이 활발하게 붐비는 시간은 점심시간 전과 저녁시간 전이라고 한다. 바로 구입한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여 점심 저녁을 만들어 먹으려는 지역주민들과 지역 상점의 요리사들의 발길이 몰리기 때문이다. 

 

니시키 시장은 무려 400년 전부터 지금까지 교토 사람들의 식탁을 책임지는 중요한 시장이다. 근처에는 강이 흐르고 맑은 지하수가 나오기 때문에 해안에서 운반해 온 어패류를 보관하기 매우 용이했다고 한다. 또한 인구가 밀집되어 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보관하던 어패류들을 빠른 시간내에 유통하기에도 편리한 지역이었다. 그렇기에 니시키 시장의 초창기는 지금처럼 다양한 상점들이 모여있는 형태가 아닌 어시장이 대거 포진한 곳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는 어시장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식자재와 특히 교토산 야채인 교야사이() 등을 다양하게 판매하는 종합시장으로 발전했다. 또한 조리 전의 식자재만 파는것이 아니라 니시키 시장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을 위해 여러가지 다양한 간식들도 판매하고 있다. 오뎅, 두유 도넛, 회꼬치, 갯장어 튀김, 차, 달걀말이 등등 허기진 여행자들의 눈을 돌아가게 만드는 길거리 음식들이 시장 곳곳에 깔려있다. 점심이나 저녁시간 바로 전에 왔다가 길거리 음식들로 배를 채워서 계획했던 식사를 못하게 될 수도 있으니 가능하면 오후 2~4시 쯤에 시장을 방문하는 일정이 가장 좋을것이라 생각한다. 저 시간대가 그나마 붐비지 않는 한적한 시간이기도 하다.

 

쿄야사이로 담근 교토식 장아찌 츠케모노[漬物]
여러가지 간식들이 정말 많다.

재래시장이라 지역주민이 대다수일거라 생각했는데 관광객이 어마어마하게 많다. 한국인들에게도 꽤나 알려진 장소이기 때문에 교토 여행에서는 빠질 수 없는 필수코스가 된지 오래다. 간혹 한국어로 호객을 하는 점원들이 있을 정도. 재래시장 치고는 정말 깔끔하고 깨끗하기 때문에 아마 더 인기가 있지 않나 싶다. 같은 길거리 음식을 먹더라도 주변이 지저분한 곳에서 먹는것 보다는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깨끗한 환경에서 먹을 수 있다면야 당연히 사람들이 몰리지 않을까. 실제로 인터넷에 올라온 니시키 시장의 후기들만 봐도 대부분의 호평 이유가 청결함에 있다. 재래시장인데도 너무 깨끗하고 어디든 청소가 잘 되어있어 기분좋게 즐겼고 또 한번 가고싶다는 내용이 태반이다. 아마 일본 특유의 배려 문화가 이런 지역시장에서 좋게 반영된 사례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이 지저분한 가게의 모습을 보고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상점의 주변을 청결하게 관리했고 그 덕분에 전 세계 외국인 관광객의 마음을 사로잡아 시장의 활성화를 이루었으니 일석이조의 효과가 아닐까. 

 

또한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로 여러가지 콘텐츠를 더욱 늘리기 위해 니시키 시장의 곳곳에는 식자재를 판매하는 상점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일본의 전통물품이나 기념품을 파는 상점들도 많다. 재래시장의 특수한 분위기를 깨지 않고 그 분위기에 맞추기 위한 듯 기념품들도 전부 일본의 전통적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것들이 한가득이다. 일본에서 가장 일본풍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교토에서도 더욱 일본 분위기가 나는 곳이기에 대도시의 빌딩 숲이 지겨운 여행자들이라면 니시키 시장에서 새로운 활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음식 뿐만 아니라 각종 의상도 판매하고 기념사진도 찍을 수 있다.

니시키 텐만구[錦天満宮]

서쪽 입구에서부터 시장을 구경하기 시작해서 기온 방향인 서쪽 끝까지 오게되면 학문의 신을 모시는 니시키 텐만구가 있다. 시장 안에 사원이 있다는 것 자체가 처음 와보는 관광객들을 굉장히 어리둥절하게 한다. 이 곳은 상업과 학문의 신을 모신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니시키 텐만구의 입구에는 니시키 시장의 상인들이 시장의 발전을 위해 상업에 신에게 바치는 전등이 가득 매달려있다. 시장 바로 옆에 상업을 주관하는 신의 사원을 놓는다고 하니 바로 납득이 된다. 또한 학문의 신에게 기도하면서 앞에 있는 소 동상의 머리를 쓰다듬는다고 하는데 하도 많은 사람들이 쓰다듬고 가서 그런지 소의 이마가 반질반질 광채를 띈다. 나도 계획에 없던 사원을 방문한 김에 다른 사람들을 따라서 소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일본어 공부를 잘 하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었다.

 

아무리 사원에 좋은 의미가 있다고 해도 대단히 유명한 사원이 아니라면 굳이 소원을 빌러 찾아가는 일은 여행자들에게는 극히 드문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 관광지로 활성화된 시장 옆에 사원이 붙어있으니 꽤 많은 사람들이 잠시나마 둘러보고 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니시키 텐만구는 비교적 작은 사원임에도 불구하고 쓸쓸한 기운같은건 전혀 없이 항상 새로운 관광객들로 인해 활기가 돈다. 

 

니시키 텐만구.

일본의 로컬문화를 느껴볼 수 있었던 니시키 시장. 교토 여행 추천 코스인 기온 거리와 아사카 신사까지 한번에 묶어 여행 일정을 짤 수 있는 거리적 이점이 있는 곳이다. 요즘 시대에는 자주 보기 힘든 재래시장의 멋과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곳이니 만큼 교토에 간다면 꼭 들러보는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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