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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을 하면서 느낀 한국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 :: 가쓰오부시 :: 자동판매기 :: 타이야끼 :: 카키코오리

일본/일본 이야기거리

by 떠돌이 Nohmad J 2019. 6. 19.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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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비슷하면서도 많이 다른 일본

한국과 일본은 거리상으로 무척 가까운 나라이지만서도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국과 다른 점이 많다. 일본을 길게 여행하면서 한국과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다른 점을 여러 부분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가쓰오부시[]

 

 

한국에서 가쓰오부시를 떠올린다면 타코야키나 오코노미야키에 뿌려져 춤을 추듯 흔들리는 가다랑어 포를 가장 먼저 생각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음식이 아니기 때문에 원래 어떤 상태의 음식인지, 어떻게 만드는지 알 도리도 없을뿐더러 일본에서 살지 않는 한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가쓰오부시는 전부 얇은 포 형태의 식재료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관서지방 산 속에 있는 마을에서 농장체험을 하던 시기에 호스트를 도와 저녁을 만들고 있던 어느 날이었다. 식탁 위에 놓인 가쓰오부시를 건네 달라는 호스트의 말에 그 정도는 일도 아니라는 듯 알겠다고 자신 있게 대답을 한 후 식탁 주위를 한참을 서성였다. 아무리 눈을 크게 뜨고 찾아봐도 가쓰오부시는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식탁 위에는 그릇 몇개와 사용 용도를 알 수 없는 대패와 어디에 쓰일지 감도 안 잡히는 나무토막 하나가 올려져 있었다. 한참을 찾아봐도 가쓰오부시를 찾을 수 없어서 호스트에게 가쓰오부시를 못찾겠으니 어디에 있냐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호스트는 ‘요새 일본사람들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고 내가 외국인인걸 고려하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그리곤 식탁 위에 놓여 있던 나무토막을 들어 올리며 이게 가쓰오부시라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이게 가쓰오부시라고?

 

지느러미가 보이는걸 봐서 확실히 생선이다.
대패로 쓱싹쓱싹

요새는 일본도 재래시장이 감소하고 젊은 사람들이 대부분 대형마트에서 예쁘게 포장되어 있는 상품을 구입하려고 하기 때문에 이렇게 나무토막처럼 생긴 가쓰오부시를 모르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마치 한국의 시골집에 가면 집집마다 걸려있던 메주를 보는 느낌이랄까? 요즘 젊은 사람들은 된장은 알아도 메주는 모를것이기에. 호스트가 저녁으로 준비해주신 소면 위에 뿌려먹기 위해 대패를 이용해 가쓰오부시를 직접 갈아보았다. 서걱서걱하는 소리와 함께 큰 나무토막이 갈릴 때마다 가쓰오부시 특유의 고소한 향이 천천히 공기 중에 퍼졌다. 고소한 향이 코에 닿자마자 머리속에서는 타코야끼와 오코노미야끼의 맛이 떠오른다. 한참을 대패로 갈고나니 가쓰오부시의 한쪽 면이 금세 작아졌다. 잘 갈린 가쓰오부시를 보니 원래 내가 알던 그 가쓰오부시의 형태가 나타났다. 일본사람도 잘 모른다고 하는 식자재를 직접 보고 내 손으로 체험해보다니. 현지 농촌체험을 하는 보람이 있었다. 이 경험 후로 외국에서 음식을 먹게 될 때 우리나라 사람은 모르는 특별한 제조방법이 있을까 항상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다.

 

타이야끼[たい]

 

한국에서 붕어빵을 만날 수 있는 계절은 손발이 꽁꽁 얼어붙는 겨울이다. 늦가을이 되어 슬슬 날이 추워지면 뜨거운 팥이 잔뜩 들어있는 붕어빵이 항상 기다려지는 이유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쇼핑가가 있고 상점이 몰려있는 지역이라면 계절에 관계없이 도미빵(일본의 붕어빵)을 볼 수 있다. 

 

타이야끼[たい]라고 하는 도미빵은 일본인들에게 가벼운 간식 같은 느낌이다. 몇 년 새에 슈크림 붕어빵이 나오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붕어빵은 팥이라고 생각하는 한국과는 달리, 일본의 도미빵은 다양한 토핑으로 사람들의 입맛을 겨냥하고 있다. 오히려 팥을 넣은 도미빵보다 다른 토핑의 도미빵의 종류가 더 많을 정도다. 초코, 딸기, 메론, 스위트콘, 피자, 호박, 커스타드, 녹차, 사과 등등 다양한 종류의 도미빵은 한국인들에게는 무척 생소한 메뉴다. 사실 별 다른 특별함 없이 초코 크림이나 딸기 크림이 들어있는 빵이라고 생각하면 간단하지만 어릴 때부터 붕어 모양의 빵 안에는 단팥이 가득 들어있다는 걸 무의식적으로 보고 자란 한국인들에게는 도미빵이 어쩐지 신기한 음식이 되어버린다.

 

여러 종류의 타이야끼가 있다.
한국 붕어빵과는 달리 끝 부분의 빵도 전부 다 준다.

한국에서는 1000원에 2~3개의 붕어빵을 먹을 수 있는데 일본에서는 도미빵 하나에 200~300엔씩이나 하니 완전히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다른 종류의 음식이라고 느껴진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까지 가서 도미빵을 사먹는 한국인은 정말 보기 드물다. 편의점도 맛집이라고 할 정도로 눈이 돌아가게 하는 온갖 먹거리가 풍성한 일본에서 굳이 한국에서 볼 수 있는 비슷한 붕어빵을 더 비싼 가격에 사 먹으려고 할까? 하지만 나는 투철한 도전정신으로 중무장하고 외국 여행을 즐기는 스타일이기에 초코그림이 들어있는 도미빵을 하나 먹어봤다. 꽤 맛은 있지만 그래도 그냥 붕어 모양의 초코빵이다. 빵은 한국의 붕어빵보다 약간 달고 쫀득하다. 델리만쥬 빵 같은 느낌. 굳이 일본까지 여행을 와서 필수적으로 먹어야 하는 간식은 아니지만 이왕 일본에 와서 다양한 로컬 푸드 체험을 원한다면 한 번쯤은 먹어볼 만하다..

 

카키코오리[かき]

 

일본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오면 꼭 빙수를 먹어본다고 한다. 그리고는 한국의 빙수는 정말 맛있다고 놀란다. 우리가 보기에는 얼음을 갈아서 그 위에 팥을 비롯한 몇 가지 토핑만 얹은 것뿐인데 이게 그렇게 특별한가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일본에도 물론 빙수가 있지만 우리나라의 ‘팥’ 빙수와는 완전히 다르다. 심플한 모양의 카키코오리[かき氷]라고 하는 얼음 빙수는 얼음을 갈아서 위에 시럽만 뿌려 먹는다. 어떻게 보면 대단히 성의 없게 보일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 사람들이 화려해 보이는 한국식 팥빙수에 열광하는 걸지도 모른다.

 

나 역시 팥빙수를 무척 좋아한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 여름이 되면 매주 한 번씩은 꼭 팥빙수를 즐긴다. 그래야 여름의 무더위를 버틸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 팥빙수 신봉자인 나에게는 일본의 빙수는 너무나 빈약해 보였고 300~500엔이라는 금액에 비해 토핑이 너무 형편없어 돈을 주고 사 먹기 아깝다고 생각했었다. 그랬던 내가 지금은 카키코오리에 사족을 못 쓰는 마니아가 되어버렸다.

 

오사카성에서 처음 먹어본 카키코오리.
딸기맛 카키코오리.

오사카를 여행하던 2016년의 어느 여름날, 오사카성 구경을 마치고 나온 나는 무더위에 지치고 땀에 절어있었다. 더위를 이겨내고자 성 근처에서 먹을만한 음료나 아이스크림이 있나 둘러보았지만 찾을 수 있는 건 하나에 400엔이나 하는 카키코오리가 전부였다. 고작 저 간 얼음에 400엔이나 지출하는 게 영 내키지는 않았지만 이대로 휴식 없이 관광을 이어가기에는 체력적으로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고른 빙수는 이미 어떤 맛인지 알고 있었기에 검증이 된 라무네 맛. 날이 너무 더워서였을까 아니면 그동안 내가 몰랐던 걸까. 무더위 속에서 고생한 후에 먹었던 카키코오리는 정말 사막의 오아시스 같았다. 오히려 여러 가지 토핑이 있어 다소 텁텁할 수 있는 한국의 팥빙수에 비해, 달달한 얼음을 먹고 난 후 마지막에 깔끔하게 시원한 시럽을 마실 수 있는 카키코오리는 갈증해소에 제격이었다. 다소 심심할 수도 있겠지만 카키코오리는 보통 한국처럼 카페에서 먹는 디저트의 느낌이 아니라 야외에서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간식 같은 느낌이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들고 다니면서 먹기에 좋다.

 

자동판매기

 

일본은 자동판매기의 강국이다. 일본을 여행하다 보면 정말 어마어마한 수의 자동판매기를 볼 수 있고, 판매기에서 파는 물품들도 종류가 엄청 다양하다. 그중에서 어디에 가던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자판기는 역시나 음료 자판기. 특히나 더운 여름철에 일본 여행을 가게 되면 정말 수시로 많이 찾게 되는 필수 코스다. 

 

당연히 일본인이 아니고서야 여행객은 어떤 음료가 맛있는지 맛이 없는지 알기 힘들다. 그냥 음료에 있는 그림만 보고 어떤 맛인지 유추할 수 있을 뿐. 그래서 자판기를 이용할 때는 복불복이라는 말이 맞을 정도로 당첨 음료수도 있지만 벌칙 음료수도 존재한다. 한 번은 녹차를 마시고 싶어서 초록 잎이 그려진 음료수를 뽑았는데 민트향이 엄청 강한 이상한 음료를 뽑았다. 그래서 그 이후로는 안전하게 가기 위해서 물이나 스포츠 음료만 뽑아 마셨다. 보통 코카콜라나 사이다, 환타 등 쉽게 볼 수 있는 이름 있는 브랜드를 주로 가지고 있는 한국 자판기와는 달리 일본의 자판기에는 정말 다양한 제품을 갖추고 있다. 그래서 일본 문화를 잘 모르는 사람은 실패할 확률이 높을지도.

 

보통 가격대의 음료수.
교토 시내에서 발견한 50엔짜리 자판기.

가격도 꽤나 천차만별이다. 제품을 보충하기 어려운 산간지역에 있는 자판기를 제외하고 한국에서는 대부분의 자판기의 음료들 가격이 비슷비슷하다. 편의점에서 파는 금액과 별다른 차이가 없기에 어디서나 자판기 요금은 비슷하다. 하지만 일본은 조금 다르다. 사람이 별로 없는 작은 마을은 자판기 가격도 조금 저렴할 거라 생각했지만 150엔 이상이 최소인 자판기도 있고, 교토 시내에서 50엔이 최소 금액인 자판기를 발견하기도 했다. 대략 100엔 초반대를 기준으로 생각하고 다닌다면 좋을 것 같다. 나 역시 자판기가 워낙 군데군데 있었기 때문에 150엔 이상의 비싼 자판기는 패스하고 조금 저렴한 가격의 자판기를 찾아다녔다. 여행하면서 고급 제품도 아닌데 굳이 비싼 가격에 자판기 음료를 사기에는 여행비가 너무 아까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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