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hmad89

프로 여행자라고 할 수는 없지만 한 곳에 오래 머물면서 언어와 문화도 같이 배워가는 깊이있는 여행을 추구하는 어느 아마추어 여행자의 이야기

엄마랑 아들의 모자여행/말레이시아

엄마랑 같이 가기 좋은 코타키나발루 :: 더 퍼시픽 수트라

Nohmad89 2019. 5. 2.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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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랑 해외여행 part2.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3일 차.

일반 호텔에서 5성급 리조트로 옮겨서 하루 종일 제대로 된 휴식 같은 휴식을 즐긴 날.

 

일과따위 없이 종일 리조트에서 쉰 날.

여행을 떠나기 두 달 전, 열심히 코나키나발루의 숙박지를 찾아보던 내 눈에 딱 들어온 반짝 특가. 5성급 호텔은 가격이 무서워 찾아보지도 않았었는데 45% 할인이라는 문구가 바삐 움직이던 마우스 커서를 멈추게 만들었다. 그렇게 예약한 코타키나발루의 더 수트라 퍼시픽.

 

수영장이 너무 예뻐서 바로 뛰어들고 싶었다.

첫 해외여행은 평생 기억에 남는다는 걸 내 경험으로도 이미 잘 알고 있어서 엄마에게도 뭔가 기억에 남을 만한 이벤트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에 한번 가는 김에 5성급 리조트도 가보자고 마음을 먹었다. 45% 할인도 받았으니 이 얼마나 하늘이 주신 기회인가. 저 당시 할인 전 금액은 1박에 거의 45만 원이었다. 여행 한~두 달 전에 미리 잘 찾아본다면 이런 할인이 상당히 많다. 특히 부모님과의 여행이라면 숙소 컨디션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되기에 숙소 탐색은 미리미리.

 

리조트 앞 전용 해변.

시내에 있는 호텔서만 4일 내내 낼 거라고 생각했는지 엄마는 택시를 타고 오며 '우와~' 하는 탄성을 내질렀다. 외관상으로만 봐도 엄청 좋아 보이는 호텔이니까 당연한 걸까. 화려한 외관에 마음이 이미 설레어 기분이 좋아진 엄마와 나는 체크인 시간이 아직 한참 남아 기다리는 시간마저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리조트 야외의 수영장에서는 아직 체크인을 하지 않았지만 썬베드를 차지하고 쉴 수 있었다. 큰 가방은 리셉션에 맡기고 휴양지에 온 기분을 마음껏 내며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엄마가 썬베드보다 좋다고 한 해먹.
수영장 물이 맑으니 보는 사람 기분도 좋다.

역시 이래서 리조트 리조트 하나보다. 혼자 여행을 다닐 때는 무조건 게스트하우스에서만 묵었기 때문에 나 역시 이런 리조트는 처음이었다. 잘 꾸며놓은 여러 깨끗한 시설이 이곳에 묵는 우리가 무슨 대단한 사람인 것처럼 느껴지게 만들었다. 평소 일상에서는 즐길 수 없는 기분을 느끼며 휴가를 즐기는 게 이렇게 좋은 건가 하는 기분이 들어 마치 천국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내가 우스갯소리로 '노인과 바다'라는 사진명을 지어줬다.
여유 of 여유.

엄마는 이런 리조트에 와 봤으니 자기는 출세했다며 이곳저곳을 천천히 보며 만족해하셨다. 더 퍼시픽 수트라는 코타키나발루에 있는 톱 3 리조트답게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여러 가지 편의시설이 많았다. 야외에도 스낵바가 있어서 햄버거나 피시 앤 칩스, 아이스크림 같은 간단한 음식을 썬베드에서 주문할 수 있어서 24시간 야외에서 누워있어도 좋을 것 같았다.

 

호텔방에서 본 오션뷰.

객실은 블로그에서 봤을 때 오션뷰를 신청했어도 층수가 낮으면 바다도 하나 안 보이고 수영장을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만 보인다고 해서 걱정을 했었다. 복불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래도 다행히 리셉션 직원에게 최대한 높은 층을 달라고 부탁해서 창을 열면 바다가 전부 다 보이는 시원한 오션뷰의 방을 얻을 수 있었다.

 

냄새가 심하긴 했지만 맛있었던 두리안.

저녁 시간이 되니 야외에 있는 펍에서 자리를 잡고 석양을 보며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아직 석양이 내리기 이른 시간이라 엄마와 칵테일을 한잔씩 시켜서 마시며 저물어가는 노을을 감상했다. 지구 상에 이렇게 분위기가 좋은 장소가 또 있나 싶었다. 펍에서 흘러나오는 가벼운 재즈 풍의 음악과 달콤한 칵테일, 옅어지는 저녁노을은 어떤 사람이라도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마법의 아이템 같았다.

 

칵테일을 즐기며 노을을 보는 엄마.
환상적인 저녁노을.

코타키나발루의 노을은 전 세계 사람들이 인정하는 탑 3의 노을임을 증명하듯 이 날도 역시 하늘을 잔잔하게 붉은빛으로 수놓았다. 한국에서 보는 태양은 다른 태양인가. 우주에 태양이 여러 개라도 있어서 각자 한 국가씩 맡아서 비추기라도 하는 걸까. 코타키나발루에서만 석양을 볼 수 있는 게 아닌데도 왠지 이곳의 석양은 특별하다. 특별해서 평생 머릿속에 각인될 추억이 된다. 

 

칵테일을 마시고 인도네시아식 꼬치 요리인 사테와 피시 앤 칩스, 맥주를 시켰다. 엄마랑 한국에서 이렇게 술을 마셔본 적이 없었는데 이런 기회에 같이 맥주도 한잔 하게 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사테
피쉬앤칩스.
엄마랑 분위기 있게 맥주 한잔.

긴 여행 일정의 여독을 씻어내며 코타키나발루의 3일 차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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