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KFC 징거버거
해외에서 생활하면서 항상 새로운 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나중에 한국에 돌아오면 못 먹을 건데 그런 기회가 있을 때 즐겨야지 라는 생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외에 나가선 가능한 KFC나 맥도날드 같은 프랜차이즈 햄버거는 피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하지만 한 동안 호주 KFC에서 새로운 버거가 나온다는 광고가 꽤 오래 나온 적이 있었다. 프로모션의 주인공은 KFC의 징거버거. 버거 번에 먹물을 먹여 까맣게 만든 블랙징거버거라며 기간 한정을 걸고 판매한다는 것이었다. 어차피 징거버거 맛은 뻔히 알기 때문에 처음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이상하게 검정 번을 자꾸 보고 나니 먹고 싶다는 생각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들었다. 검은색 음식은 짜장 말고는 다 별로라 생각했는데 이상하게 자꾸 기억에서 맴도는 블랙징거였다.
그렇게 찾아 먹게 된 블랙징거버거. 햄버거를 받자마자 뭔가 어릴 적부터 우리들의 친구였던 KFC 할아버지가 자본주의 속에서 타락해 흑화 한 듯한 햄버거 케이스가 눈에 들어왔다. 마침 일도 끝내고 온 상황이라 무척 배가 고파있었고 방금 만들어진 따끈한 햄버거의 향은 내 코를 자극했다.
뭐 사실 특별히 다른 건 없다. 번에서 먹물 향이 나면서 맛이 달라진 것도 아니고 그냥 똑같은 징거버거에 빵에 색소만 추가해서 달라 보이게 하는 느낌? 그래도 기간 한정이라고 하니 안 먹으면 아쉬울 것 같아서 먹어본 건데 한국에서 먹은 징거버거와 맛이 똑같아서 오랜만에 고향 생각이 났다. 한국음식을 먹은 것도 아니고 프랜차이즈 햄버거를 먹고 한국을 떠올릴 수 있게 하다니. KFC 할아버지 리스펙.
호주에서 지내는 동안은 은근히 이런 이벤트가 많아서 행복했었다. 꼭 새로운 제품 출시가 아니라 가격 할인이나 1+1 행사라던가 무료 행사 같은 이벤트가 정말 많았다. 나 역시 나중에는 결국 맥도날드의 프로즌코크 노예가 되었으니 이쯤 되면 마케팅을 인정해야 하나.
중국 KFC에서도 비슷한 이벤트를 했다고 하는데 이건 딱히 먹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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