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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조개로 이루어진 해변 :: 셸비치 :: 서호주 여행추천지

호주/호주여행

by 떠돌이 Nohmad J 2019. 6. 26.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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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있는 마음속 힐링지

누구에게나 생각만 해도 마음 한 구석이 후련해지고 시원해지는 곳이 있다. 바다와 인접하지 않은 지역에 사는 사람이라면 그런 장소가 바다가 될 수도 있고, 바다 근처에만 살던 사람이라면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마음의 여유를 주는 장소가 될 수 있다. 나에게 그런 장소가 어디냐고 물어본다면 망설임 없이 서호주에 있는 셸비치라고 대답할 것이다.

 

셸 비치(Shell Beach)

셸 비치는 서호주 북쪽 샤크베이에 있는 해변의 이름이다. 4000년 전부터 퇴적된 조개껍질들이 모여 엄청난 높이로 쌓여있는 모습이 마치 해안가에 눈이 내린 모습처럼 아름다운 지역이다. 해변의 길이도 60km정도의 엄청난 길이이기 때문에 날씨가 좋다면 파란 하늘과 투명한 바다와 하얀 해변의 어마어마한 콜라보레이션을 볼 수 있다.

 

셸 비치는 서호주의 주도인 퍼스에서 780km나 떨어져있다. 서울에서 부산을 가는 거리보다 훨씬 먼 거리인 데다 철로가 깔려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쉽게 여행을 할 수 있는 장소는 확실히 아니다. 나는 퍼스에서 지내던 시절 운이 좋게도 친구들과 로드트립을 할 기회가 있었고, 다행히 서호주 북부에 있는 여행하기 힘든 장소들을 여러 군데 다녀올 수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발견한 셸 비치가 평생 마음속에 남을 정도의 장소가 돼버렸다니, 그 시절의 모든 상황과 결정에 감사할 수 밖에 없다.

 

하늘과 바다와 해변의 색이 그라데이션 같다.

천국이 보이는 해변

끝없이 뻗어있는 국도를 달리면서 친구들은 각자 다음 행선지를 찾고 있었다. 그러던 중 일본인 친구가 꼭 가야 하는 해변이 있다고 했다. 해변이 뭐 다 거기서 거기겠지 라고 생각은 했지만 로드트립을 하면서 해변에서 한나절 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서 해변 방향으로 차를 돌렸다. 그렇게 도착하게 된 셸 비치. 처음의 생각과는 다르게 바다를 보자마자 입에서 자연스레 탄성이 흘러나왔다. 이렇게 예쁜 해변은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서호주는 주의 대부분이 사막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쪽에 있는 퍼스에 몰려 산다. 그렇기에 북쪽은 사람들이 사는 큰 지역도 없고 여행지로서도 크게 각광받지 못한다. 자연스럽게 다른 지역보다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사람의 손이 비교적 적게 닿고 자연의 모습 그대로를 유지할 수 있다. 셸 비치는 그런 이점을 그대로 전부 받은 듯 했다. 바다에는 쓰레기 하나 없이 맑은 물이 넘실대고 해변 역시 색깔이 있는 물건 하나 없이 새하얀 순백색의 해변만이 펼쳐져 있다. 운이 좋게도 날씨마저 구름 하나 없는 화창한 날씨인 데다 관광객도 우리 말고 다른 한 팀만이 있었을 뿐, 아름다운 자연을 우리가 전세를 내고 잠시 소유한 느낌이었다.

 

친구들도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에 압도당했는지 바로 해변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언덕 위에서 전체적인 전망을 감상하며 연신 감탄사만 내뱉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장소가 또 있을까? 보는 것 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기분이었다.

 

넓게 뻗은 바다가 너무 시원해보인다.
그냥 누워서 떠다니고 있어도 행복한.

해변이지만 신발은 필수

해변에 가면 뭐니뭐니해도 신발을 벗고 맨발로 모래사장을 뛰어다니는 게 포인트다. 이럴 때가 아니고서야 언제 신발에 꽁꽁 쌓인 지친 발을 해방시켜 줄 수 있을까? 여행 중이라 운동화 대신 쪼리를 신고 다니기는 했지만 바닷가를 보자마자 나는 신발은 벗어던지고 바로 맨발로 바다를 향해 달려갔다. 하지만 모래에 발이 닿기도 전에 핸드폰을 유심히 보고 있던 일본인 친구에게 저지당했다.

 

‘여기서는 안됐지만 신발을 꼭 신어야 할거야’

‘왜?’

‘맨발로 다니다가는 수많은 조개껍데기에 발이 베일 수 있다고 하네’

 

말 그대로 셸 비치는 모래사장인 듯 보이지만 수많은 하얀색 조개껍데기가 해안가를 덮고 있다. 물론 모래도 있긴 하지만 어떤 부분은 정말 작은 조개껍데기만 한 가득 있다. 한두 개 정도야 상관없겠지만 확실히 이렇게 많은 조개껍데기들이 있는데 맨발로 다니다가는 작은 상처 정도가 아니라 발이 깊게 베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게다가 여기서 다치게 된다면 응급키트도 없을 뿐만 아니라 병원도 멀리 있을게 뻔하기 때문에 친구들과 온 여행을 망치기 싫었기에 아쉽지만 바로 신발을 신었다. 여행에서는 안전이 제일이니까. 다행히 바다로 들어가서는 조개껍데기가 없으니 바로 신발을 벗고 돌아다닐 수 있었다.

 

해안 곳곳에 조개껍데기들이 한가득 있다.

맑은 물에서만 보이는 골드 체인

한국을 포함해서 많은 지역을 여행해봤지만 셸 비치만큼 바다가 깨끗하면서도 아름다운 곳은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여태껏 동남아시아의 어느 작은 섬에 가면 에메랄드 빛 바다가 있고 그런 바다가 가장 깨끗한 바다라고 생각했는데 셸 비치의 바다는 그 이상이었다. 마치 마트에서 바로 사온 생수를 뿌려놓은 듯 정말 바닷물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도 맑았다. 날씨도 다행히 화창한 날씨라 강렬한 햇빛이 내리쬐고 있었고, 그 덕에 투명한 바다에 햇빛이 예쁘게 자수를 놓고 있었다. 투명한 물에 햇빛이 비치면 마치 물속에 빛이 갇혀서 떠돌아다니는 것처럼 보인다. 한국어로 이런 현상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정확한 단어를 모르겠지만 친구들 말로는 영어로 골드 체인(Gold Chain)이라고 한다고 한다. 말 그대로 황금색의 빛의 고리가 물속에서 찰랑대고 있으니 그 말이 맞는 듯하다.

 

골드 체인을 계속 보고 있자니 최면에 빠진 것처럼 하염없이 바다를 보게 된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옆에서 뭔가 시커먼 물체가 떠다니는 게 보였다. 생긴걸 보니 해초라고 생각했는데 투명하게 생긴 앞부분이 보이는 게 아닌가. 자세히 보니 투명한 물 색과 흡사한 해파리였다! 물에서 헤엄치는 살아있는 해파리는 처음 보기 때문에 너무 신기했다. 가능한 해파리와 마주쳤을 때는 몸에 닿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지만 이 귀한 장면을 놓치기 싫어서 우연히 만난 모델을 따라다니면서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너무 빨라 사진을 찍을 수 없었지만 가오리도 마주쳤다! 분명 양 옆으로 크게 펄럭거리는 날개가 있었고 마름모꼴의 형태였는데 너무 빨라서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었다.

 

골드 체인이 선명히 보이는 바다.
수영하는 해파리.

바다에 들려 잠시만 쉬기로 했었지만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에 정신이 빠져 반나절이나 시간을 보냈다. 너무 타이트하게 일정을 잡고 가는 것보다 유연하게 마음에 드는 곳에서 더 쉬는 게 자유여행의 묘미겠지. 정말 가까운 거리라면 매주 시간을 내서 가고 싶은 셸 비치다. 퍼스에서 8개월을 지내면서 단 한 번밖에 가지 못했던 곳이니 너무 아쉬운 마음뿐이다. 서호주를 장기간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셸 비치는 무조건 한번 가봐야 하는 장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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